본문 바로가기
  • 행복 가득한 꽃식품문화
꽃차 전통차

겨울대표꽃차 동백꽃차

by 청남골 농부사진가 2023. 1. 11.
반응형

 

꽃피는 동백섬에~~

 

동백꽃 하면 생각나는 노랫말이 있다. 

꽃피~~는 동백섬에 봄이 왔건~~~ 만~~~

 

민족의 아픔과 한을 절절한 가사 한 마디 한 마디에 담아 불렀던 노래가사처럼

동백꽃은 어쩌면 우리 민족을 참 많이 닮은 꽃이 아닐까...

한겨울 추운 눈바람 속에서도 꿋꿋하게 붉고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는 동백꽃에서

혹독하고 모진 환경을 이겨내고 다시 세계 속에 우뚝 선 우리의 모습이 보이는 건

그저 국뽕에 취했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지금도 동백섬에는 이 추운 한파를 이겨내며 처연할 정도로 아름다운 동백꽃들이 피고 있으리라.

 

고귀한 기품을 지닌 겨울대표꽃

몇 해 전 동백섬을 방문했을 때, 하얀 눈 속에서 피어있던 붉은 동백꽃의 모습이 지금도 사진처럼 각인되어 있다. 

동백은 이처럼 다른 모든 꽃들이 겨울잠을 자는 찬 겨울, 시린 바람과 눈보라를 헤치며 붉은 꽃을 피워낸다.

그래서 시린 겨울 한파를 이겨내고 피워낸 아름다운 동백꽃을 바라볼 때면 탄성과 함께 숙연함에 고개 숙여진다.

그만큼 동백꽃은 혹독한 시련에도 굴하지 않는 고귀한 기품을 지닌 꽃이라 할 수 있겠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리라.

누구에게나 시련이 있고, 시린 한파와 같은 어려움의 시간들은 있겠지만,

인내와 끈기로 시련의 시간을 이겨낼 때, 삶과 존재의 의미를 드러내는 

기품 있는 인생으로 바로 서겠지.

 

비록 짧은 시간 살다가는 덧없는 이 땅 위의 인생이라 할지라도...

 

동백처럼 시련과 역경에도 끝내 이겨내는 기품 있는 인생을 살아야겠다.

 

꽃말과 특징

동백은  차나무과에 속하는 나무로 동백꽃도, 동백잎도 자세히 보면 차나무(녹차)의 꽃과 찻잎과 크기는 다르지만 매우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다. 

동백꽃은 한파와 눈보라에서도 굴하지 않고, 

인내와 열정으로 마침내 고귀한 꽃을 피워내는 놀라운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동백잎 역시 추운 겨울에도 조금도 바래지 않는다. 

추울수록, 눈보라에 휘날릴수록 오히려 더욱 초록으로 빛난다.

 

그래서일까? 기다림, 열정, 굳은 약속, 포기하지 않음, 아름다움의 이미지가 동백꽃의 꽃말 속에 녹아있다. 

 

먼저 붉은색의 동백꽃은 기다림, 애타는 사랑, 열정 같은 꽃말을 가지고 있고,

분홍빛 동백꽃은 비밀스러운 사랑, 굳은 약속, 그리움, 손을 놓지 않는다, 당신의 아름다움,

당신의 사랑이 나를 아름답게 한다 등의 멋진 꽃말을 가지고 있다.

또한 흰색의 동백꽃은 순결, 은밀한 사랑, 누구보다 그대를 사랑한다 등의 꽃말을 지니고 있다.

 

 

동백꽃이 지고 나서 열리는 열매는 유명한 동백기름의 원재료가 된다.

 

우리나라에는 두 종류의 동백기름이 있었다.

하나는 지난번 포스팅에서 소개한 생강나무 열매에서 짜낸 동백기름이고,

또 하나는 바로 동백나무 열매에서 추출한 동백기름이다.

 

지난번 포스팅에서도 소개했듯, 우리나라 전역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었던

생강나무 동백기름은 가난한 민초들을 위한 이 땅의 선물이었다면,

동백나무 열매에서 짜낸 동백기름은 너무 귀해서 일반 서민들은 사용하기가 어려웠다. 

그것은 동백꽃의 고귀한 기품만큼 기품을 중시하는 이 땅의 상류계급을 위한 고급기름으로 취급받았다.

또한 잘 변질(산화)되지도 않고, 잘 굳지도 않으며 날아가지도 않는 성질을 지닌 동백기름은 최고급의 식용유로도 사랑받았고, 등잔용 기름으로도 다른 기름들에 비해 그을림이 적고, 불도 밝아 귀한 취급을 받았던 기름이었다. 

조선시대 산다화차 우리 몸에 좋은 차

동백은 동백기름으로도 유명하지만, 오래전부터 우리 선조들이 즐기신 차문화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우리 선조들은 이미 고려시대부터(아마도 훨씬 이전부터 였을것이다) 차문화를 즐겼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잎차뿐 아니라 꽃 역시 차로 덖고 술도 담아 즐겼던 풍류와 멋을 아는 민족이었다.

조선중기 우리의 최초의 백과사전이라 할 수 있는 대운동부군옥(권문해)를 보면 13가지의 차들이 소개되고 있는데,

그중에 첫 번째로 소개되고 있는 차가 바로 산다화차, 즉 동백꽃차였다.

이처럼 우리 조상들은 봄철, 목이 칼칼하고 감기기운이 있을 때에는 집 뒷마당에 심어놓은 목련을 따서 꽃차와 약차로 즐겼고, 추운 겨울에는 동백꽃을 제다하여 꽃차로 즐겼던 것이다. 

 

왜 동백꽃차가 대표적인 차로 소개되었을까? 

그만큼 우리 몸을 이롭게 하고 건강하게 하는 효능이 있기 때문이리라.

 

산다화, 즉 동백꽃차는 꽃이 활짝 피기 전 꽃봉오리를 따 잘 건조해서 약으로도 사용하고, 차로도 사용했는데, 약으로 사용할 때에는 꽃을 가루로 빻아서 사용하고, 차로 음용할 때에는 건조하기 전 봉오리의 꽃잎을 잘 펴 준후, 덖음하여 이용한다. 덖음이 어렵다면 따뜻한 방바닥이나 넓은 상에 깨끗한 종이를 깔고 꽃잎을 잘 펴서 일주일 정도 잘 말려준 후 차로 우림해서 즐기면 된다. 

동백꽃은 우리 몸의 피를 맑게 하는 청혈작용을 하며, 지혈, 이뇨작용 등을 돕는 작용을 해서 장출혈, 자궁출혈등을 멈추게 하는데에 도움을 주며, 시원하게 소변을 보기 어렵고 잔변감이 있는 경우에도 빠른 이뇨작용을 도와서 그 치료에 도움을 주는 이로운 꽃이다. 또한 화상이나 타박상의 치료에 사용되었으며, 부스럼에도 좋아서 동백꽃을 우림 한 물로 목욕을 하면 종기의 치료에도 도움이 되고, 깨끗한 피부를 관리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차로도, 약재로도, 꽃청으로도 다 좋다. 

동백꽃은 이처럼 차와 약재로도 아주 좋은 재료이지만, 꿀에 재워 청으로 만들어 음용해도 좋다. 

꿀이나 설탕에 담아 꽃청을 만들경우, 먼저 유리병에 동백꽃과 꿀을 같은 비율로 담고, 마지막에 꽃잎이 완전히 잠길 정도로 꿀을 넣은 후 밀봉하여 한 달 정도(숙성기간이 길 수록 좋다) 숙성시킨 후에 따뜻한 물에 희석해서 마시면 되는데, 우리 몸을 따뜻하게 해 주어 겨울철 목감기나 기관지에도 좋다. 

 

오래 묵혀두면 더욱더 좋아지는 차

동백꽃차는 솔직히 그렇게 맛도, 향도 특별하지 않은 꽃차이다.

몇 년 전 꽃차카페를 운영하던 겨울에 동백꽃차를 제다해 두었던 적이 있었다.

차를 만들고 처음에 우림해서 마실 때는 솔직히 별 맛도 없고, 향기도 거의 느낄 수 없는 너무 평범한 차라서 실망했고,

그래서 손님들에게도 별로 권하지 않았다.

그리고 일 년여의 시간이 지난 어느 날...

그날따라 한쪽 구석에 진열되어 있던 동백꽃차가 눈에 들어왔다.

그 모습이 너무 예뻤다.

꺼내와서 아내와 함께 차로 음용을 하는데...

그날 참 많이 놀라고 기뻐했던 기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동백꽃차는 무맛, 무향이라고 배웠고, 분명히 그랬었는데...

달달하면서 시원한 맛과 향이 전혀 예상밖이었기 때문이었다.

다른 어떤 차에 비교해도 오히려 더 추천하고 싶게 참 맛있고 향기롭게 숙성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차가 그렇듯... 오래 묵혀둘수록 더 맛있고 향기로운 동백꽃차...

 

나도 오래 묵을수록 더 향기 나고 기품 있는 인생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반응형

댓글